한뼘일기

28살이라뇨.

growing_v 2022. 12. 30. 21:10

갑자기 흐르는 이 시간이 소중하게 느껴지네요.
몇살인지 모르는 척 지내다가 주어진 인생을 얼마나 살아왔는가 돌아보니 27년이나 살았네요.

이번 연도에 배운 것을 적어서 간직하고 싶습니다.


무엇이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편안하고 소중하다는 걸 알았어요.
아버지가 할머니를 떠나보내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 잊을 수 없는 두 존재를 가슴에 묻고 그리워할 수 밖에 없는 그 시간이 올 거라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 생각을 하니 가족이 곁에 있는 순간의 공기와 말 한 마디, 표정 하나 하나가 다시는 똑같이 돌아올 수 없어서 사무치게 소중하더라구요.
아무리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도 나중에는 그 시간들을 그리워하며 미소 짓고 가슴 아파하겠죠.
인생도 인연도 유한하기 때문에 기쁨을 주나봅니다.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작년에는 이렇게 바랐습니다. 죽을 때 스스로에게 만족하면서 죽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번 연도에는 이렇게 바랐습니다. 더 많은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더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나가는 스스로를 마주할 때마다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제 행복의 근원은 자기 효능감이라는 걸 알았네요.
이 깨달음을 저주가 아닌 축복이라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나를 실현할 수 있는 존재에게만 특별히 주어지는 기회이자 축복이요.
그렇지만 가끔 아등바등 살도록 부추기는 욕심이 없는 사람이 부럽다는 생각도 합니다.
동시에 욕심과 비교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은 없다는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성장할 때 행복하도록 설계 된 것이 차라리 축복이라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행복하고 싶으니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테고 그 과정에서 점점 불행보다는 자유와 행복에 가까워질테니까요.


인생은 갈수록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언제 힘들었는지 꼽아보라고 하면 없는데 일 년에 몇 번 정도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언제쯤 인생을 다짐하듯 힘차게 말고 생각 없이 쉬엄쉬엄 살 수 있을까.
생각하려고 고개를 들어보니 그런 순간은 오지 않을 것 같더군요.
그것은 기쁨을 더욱 크게 하기 위한 인생의 술수같아요.
잔잔한 호수보다는 바다를 흐르면서 추운 곳도 지나고 뜨거운 곳도 지나고 멋진 풍경도 보고 놀라면서 살고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매일 정신을 가다듬으며 최선을 다해 살겠죠.
그렇게 살다보면 작년에 바랬던 것처럼 죽을 때 미소를 머금으며 죽게 되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제 능력이라는 것을 점점 깨닫습니다.

뛰어나면 누군가는 나를 필요로 할 것이고 그럼 돈도 자유도 뒤이어 따라오겠죠.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눈속임 같은 가벼운 능력으로는 원하는 삶까지 갈 방법이 없더라고요.
다행히 전보다 더욱 성실해졌고 더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어요.
이런 생각으로 삽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가떨어지건말건 관계 없이 내가 진짜 힘들 때 나를 넘어서 한 발자국만 더 가면 내 한계치를 늘릴 수 있다.
그 순간을 넘길 때면 찾아오는 희열이 내일의 원동력이 되기도 해요.
그렇지만 욕심에 매달려 달리고 있는 내가 건강을 잃는 바보같은 실수를 하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해요.
사랑하는 가족 곁에 오래 머물면서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삶이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