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백화점의 모델, 더현대 서울

백화점의 미래가 궁금해서 가본 더현대 서울.
매체에 소개된 현대 백화점의 모객전략과 실제 소비자의 경험을 비교해본다.
[인공자연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컨텐츠 쇼핑']
더현대 서울은 미래 백화점의 모델을 제시하고 플래그십스토어로 우뚝 서고자 하는 현대 백화점의 포부를 담은 곳으로 각종 매체에 소개되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백화점의 미래'로 어떤 특징을 제시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컸다. 어떤 서비스가 추가되었을까. 현대 백화점이 공략하는 소비자의 수요는 무엇일까.
매체에 가장 많이 언급된 더현대 서울의 특징은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이다. 혁신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코로나로 지친 사람들에게 ‘리테일 테라피(쇼핑을 통한 힐링)’로 소구하겠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백화점은 사람이 많고 답답한 곳이라는 인상이 있는데, 이 부분이 얼마나 개선되었을지 기대가 되었다. 인테리어를 의식한 영향도 있겠지만 실제로 방문해보니 천장에서 모든 층으로 쏟아지는 자연광의 화사함이 백화점 특유의 폐쇄감을 많이 상쇄했다. 건물 중심부에 심어진 조경수들의 푸르름도 주변의 하얀색과 대비되어 산뜻함을 더했다.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를 한 층에서 통째로 보여주는 '사운즈 포레스트'는 더현대 서울이 형성하는 문화, 리테일 힐링을 잘 보여준다.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실내에 조경수와 대형 폭포가 자리잡은 점도 눈길이 가지만 이 자연을 소비자가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사운즈 포레스트는 대형 가든의 모습으로 연출되어 있는데 조경수 사이로 음식점의 테이블이 놓여져 있어 공원에서 식사하는 느낌을 준다. 각 층 안쪽 가장자리의 음식점에서 커피를 마시고 음식을 먹으면서 나무와 대형 폭포를 감상할 수 있다. 조경이 건물 중심부에 위치한 덕분에, 에스컬레이터로 이동하면서 자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조형물로 장식되었던 다른 백화점과 차별적인 부분이다. 찾아보니 더현대 서울의 조경과 휴식공간은 영업 면적의 49%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인공자연보다 매력적인 더현대 서울의 모습은 매장 곳곳에 위치한 컨텐츠에서 볼 수 있었다.
1층에는 현대백화점 카드 소지자들에게 한정된 전시관이 있다. 매장 바닥에 컬러 조명을 비춰 자연스럽게 전시관으로 동선을 유도하고, 반투명한 유리벽 안으로 인터랙티브 조형물을 둘러싼 사람들이 보였다.

2층에서는 스피커 브랜드의 팝업 스토어에서 청각 컨텐츠 쇼핑 경험이 시작된다. 감각적인 조명과 음악이 발길을 이끌었다. 특히 청각적인 경험을 극대화해줄 캡슐형 시청각실이 매장 한켠에 마련되어 있다.
의류매장에서는 눈으로 즐기는 컨텐츠 쇼핑이 이어지는데, 바버 인터내셔널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은 가볼만 하다. 연륜이 느껴지는 남성분이 브랜드의 시그니쳐 왁스자켓을 직접 왁스로 코팅하는 모습을 수선실 쇼룸을 통해 구경할 수 있다. 정성스런 수선 과정을 보다보면 절로 로열티가 생긴다.
비스포크 양복 브랜드들도 입점해있다. 양장점 앞을 지나가면 라운지에서 양장사가 고객의 신체치수를 정성스럽게 측정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한번쯤 맞춤 양복을 구매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 방문한 고객 중에는 여자보다 남자가 훨씬 많았는데, 대형 테크 매장들이 입점되어 있어서 그런 듯하다. 다양한 전자 제품 브랜드를 한 층에서 경험하고 비교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연친화적 인테리어와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컨텐츠 쇼핑은 휴식과 새로운 경험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매력으로 느껴질 듯하다. 백화점의 미래가 궁금한 소비자들은 더현대 서울에서 현대그룹이 제시하는 서비스 혁신을 경험해보고 오는 것도 좋겠다.